전주의 서학동은 한때 관광지로 주목받지 못했던 평범한 주거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감성적인 골목과 예술작품이 공존하는 '예술마을'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공공디자인'이라는 섬세한 손길이 있었다.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벽화 몇 개를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의 삶과 예술가의 시선을 공간 속에 녹여내는 작업이었다. 서학동 예술마을은 낡은 골목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각적인 감성과 커뮤니티 중심의 디자인으로 관광객과 주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글은 서학동이 어떻게 공공디자인을 통해 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가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1. 서학동의 과거: 오래된 주거지에서 소외된 공간으로
서학동은 전주시청 근처에 위치한 지 오래된 주택가였다. 좁고 휘어진 골목, 균열이 간 벽면, 낙후된 조명이 오래된 느낌을 주었고, 외지인의 유입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한옥마을과 가까운 거리였고,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예술인들이 작업실을 차리면서 변화의 기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의 시작: 예술과 삶의 연결
전주시는 서학동을 '예술마을'로 만들기 위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초점은 단순한 미화가 아닌 ‘사람이 머무르고 싶은 골목’을 만드는 것이었다. 디자인의 방향은 ▲낡은 담벼락을 캔버스로 활용한 벽화,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제작한 공공조형물, ▲주민의 동선을 고려한 가로등 및 표지판 정비 등으로 진행되었다.
3. 골목마다 감성을 입히다: 감성 디자인의 구체적인 적용
공공디자인의 중심은 ‘사람 중심’이었다. 좁은 골목에는 낮은 시선에 맞춘 안내 표지와 야간에도 안심할 수 있도록 정비된 조명이 설치되었다. 벽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이웃의 얼굴, 추억의 장소, 전통 문양 등을 담아 지역성까지 살렸다. 특히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골목'을 주제로 한 벽화는 SNS를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4. 공공디자인과 커뮤니티의 접점: 주민 참여형 디자인
서학동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이다. 아이들 그림을 담은 벽화, 지역 할머니들이 추천한 골목 이름, 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쉼터 위치 등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함께 만든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이로 인해 마을의 정체성이 더욱 단단해졌고, ‘내가 사는 곳이 예쁘고 특별하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5. 재생 이후의 변화
서학동 예술마을은 이제 전주 관광 코스의 필수 장소가 되었다. 소규모 갤러리, 공방, 카페가 들어서면서 청년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가 확장되었고, 주말에는 골목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공공디자인을 통한 ‘공간의 감성화’였다.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은 공공디자인이 단순한 장식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 회복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 중심의 디자인이 도시를 어떻게 살리는지를 가장 감성적이고 따뜻하게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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